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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감자’로 연매출 65억…비결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9-12 조회수 146
감자 하나로 농업 혁신을 이뤄낸 기업이 있다. 감자전문기업 ‘록야’는 감자 유통·재배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감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제스프리가 ‘키위’라는 단일 작목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이잖아요. 우리나라에도 뉴질랜드의 제스프리처럼 전문성 있는 농기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창업의 목표였죠.” (박영민) 2011년 록야를 창업한 권민수(35)·박영민(35) 공동대표는 ‘꼬마감자’를 재배하는 기술 특허도 가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친환경 꼬마감자 생산기술’, ‘항산화물질 함유 컬러꼬마감자 추출물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가 그것이다. 기존 꼬마감자 시장이 일반 대지에서 키운 감자 가운데 작은 것을 선별해 팔았다면, 록야는 오로지 꼬마감자를 키우기 위해 고안한 특허기술로 감자를 생산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수한 감자를 재배하는 농민을 발굴해 영농기술을 전수하고, 계약재배로 이들이 생산한 감자를 확보한 뒤 식품기업에 파는 사업도 한다. 이러한 사업으로 65억 원의 매출(2016년 기준)을 올렸다. “창업 전, 박 대표도 저도 감자회사에서 근무해서 감자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또 감자만큼 친숙한 식재료도 드물잖아요. 쉽게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데다 감자튀김, 감자칩, 감자조림 등 활용도도 높죠. 시장성과 수익성, 전문성까지 고려했을 때 창업 아이템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어요.” (권민수) 강원대 동문인 두 사람은 2006년 농림부가 개설한 대학생 농업연수생 과정에서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록야 공동창업으로 이어졌다. 감자 유통으로 매출을 올리던 록야가 스타트업계에서 유명해진 것은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개최한 ‘제1회 대한민국 나는 농부다’ 콘테스트에서 꼬마감자 재배 기술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부터다. 올해 설립 7년 차인 록야는 씨감자부터 식용감자에 이르는 감자 생산 전반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20개 산지, 200여 농가와 계약해 연간 4000톤의 감자를 농심, 신세계푸드, 마켓컬리 등에 공급하고 있다. 판매 외에도 재배농가의 기술 지원을 위해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는데, 이때 종자 선정에서 현재 시장 동향에 이르기까지 감자 생산의 최신 정보를 생산자와 공유한다. 록야는 이처럼 감자 농가들과의 연대부터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공제품 개발로 감자 시장을 더 키우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혁신만 있으면 농업에서도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두 청년 기업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에서 탄생한 ‘꼬마감자’ 푸른 들판을 상징하는 ‘록야’는 전통적인 감자 계약재배 사업으로 출발했다. 우수한 농민을 발굴해 영농기술을 전수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식품기업에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다 작은 감자의 물량이 항상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일반적인 감자 농사는 감자의 크기를 키우는 데 집중되어 있다. 생산성과 중량이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농가가 일반 감자를 키우다가 그중에 작은 것들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작은 감자는 평당 아무리 많이 달려도 무게가 나오지 않는 데다 인건비도 맞추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공급이 적을 수밖에 없다. 록야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역으로 작은 감자 생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록야의 꼬마감자는 한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작은 감자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꼬마감자’라는 네이밍을 사용했죠.” (박영민) “1년에 60만 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기존 감자 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태라 점유율 뺏기 싸움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꼬마감자’ 재배에만 초점을 맞춰 새로운 감자 시장을 열어보자고 했죠.” (권민수) 록야의 꼬마감자는 일반 감자 종자를 더 크기 전에 수확하는 것이 아니다. 다 키운 감자지만 작게 키우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작게 자라는 종자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종자의 특성에 따라 재배 방법을 달리해 꼬마감자로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감자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종자 선택의 폭이 무척 넓습니다.” (권민수) 두 대표의 아이디어는 꼬마감자 재배 환경인 육묘장(벼의 모를 기르는 온실)을 통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감자를 작게 만들기 위해서는 토심을 얕게 해야 하는데, 이때 벼를 키우는 육묘장을 꼬마감자 생산에 활용한 것이다. 모를 키우는 육묘장은 벼농사를 짓는 대부분의 농가에 구비되어 있는데, 내부에는 선반에 모판을 층층이 쌓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또한 벼농사의 특성상 1년에 한 달만 사용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비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유휴시설을 활용해 초기 시설 투자비를 줄이고 다단식 재배를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크게 늘렸다. 록야의 ‘꼬마감자’는 치열한 시장 상황과 부족한 자본을 아이디어로 해결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처음부터 승승장구는 아니었다.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해 큰 손실을 보기도 했고, 수금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재배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얻어야 할 때도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두 대표가 놓지 않은 것은 ‘관계’였다. “농업 비즈니스의 기본은 ‘관계’입니다. 농민들과 신뢰를 쌓고 관계를 맺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최소 1년, 길게는 3~5년이 걸리기도 하고요. 단기간에 수익을 얻을 수 없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형성된 네트워크는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권민수) 대기업과의 계약도 관계의 산물이다. 처음에는 이미 형성돼 있는 네트워크를 뚫는 게 어려웠다. “우리가 판로를 해결할 테니 감자를 외상으로 달라”는 청년들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어리다고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처음 선택한 방법은 무작정 찾아가서 함께 일하는 것이었다. 감자밭에서 일하는 모습을 본 후에야 ‘감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니구먼!’ 하면서 조금씩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회사에 있을 때 우즈베키스탄에 파견돼 씨감자 관련 일을 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어요. 종자에 관한 지식이 약간 있으니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고, 이렇게 하면서 현장의 노하우를 한 가지씩 배웠죠. 새로운 지역에 진출할 때는 이런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박영민) “어떻게 하면 감자를 잘 재배할 수 있는지 노하우를 알려주면 계약이 쉽게 된다는 걸 깨달았죠. 예를 들어 감자는 꽃이 핀 후 질 때까지 물을 주는 게 중요한데 얼마나 줘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거든요. 그중에서 감자 재배를 잘하는 사람의 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주면 그 사람의 신뢰를 얻고 계약도 딸 수 있는 발판이 됐죠.” (권민수) 권민수 대표는 전문성으로 농민들을 뛰어넘을 때 비로소 그들의 리그에 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감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농민, 유통업자, 교수 등 가리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관련 정보를 파고들었다. 그렇게 아무 성과 없이 1년을 버티고 있는데, 2012년 중순 농심에서 “한번 만나자”고 연락해왔다. 그렇게 계약을 하고 싶었던 대기업에서 그들을 직접 찾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사연을 알아보니 농심에서 강원도 양구에 있는 감자 농가 주인과 계약을 맺으려고 하는데 “나는 비즈니스를 잘 모르니 나를 찾아왔던 두 청년에게 모든 것을 맡길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벼랑 끝에 몰렸던 두 청년은 농심과의 계약을 시작으로 대기업에 감자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에 날개를 달게 되었다. 이처럼 재배농가와의 강력한 파트너십과 재배교육을 통해 안정적인 품질을 보증할 수 있었다. 록야가 오프라인 플랫폼을 담당하면서 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고객사에는 우수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 처음 계약한 곳은 강원 양구군 산골 민간인통제구역인 해안면이었는데, 그곳에서 시작해 영동지방으로 넘어가 지금은 제주까지 전국의 감자 산지와 계약을 맺고 있다. “봄에는 권 대표가 전라, 충청지역을 돌고 저는 경상지역 산지에 갑니다. 이제 9월이 되면 마지막 감자 산지인 강원지역 수확이 시작되네요.” (박영민) “2월에 씨감자 파종을 하고 3~4월에는 교육을 합니다. 수확철에는 거의 밭에 상주하는데 봄부터 가을까지 감자가 계속 생산되니까 현장 업무가 이어지죠. 한번은 집에 들렀다 출근하는데 아들녀석이 ‘아빠, 다음에 또 놀러 와’라고 인사할 정도예요(웃음).” (권민수) 동업, 함께했기에 성장도 혁신도 가능했다 우리 사회는 ‘동업은 부부 사이에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만류할 정도로 동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 동업만큼 어렵다는 것이 창업이기도 하다. 다들 만류하는 동업에 창업을 함께하고도 권민수?박영민 대표는 승승장구다. 대학 때 같은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두 사람은 농업을 전공하고, 창업에도 관심이 있어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물론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한 것은 아니다. 농업자원경제학을 전공한 박영민 대표와 원예학을 전공한 권민수 대표 모두 각각 다른 감자회사에 취직해 직장인으로 경력을 쌓았다. 박영민 대표는 미국에서 인턴십을 한 후 우즈베키스탄에 씨감자 심는 일을 했고, 권민수 대표는 국내 감자기업에 들어갔다가 사업을 하고 싶어서 사표를 냈다. 이때 떠오른 것이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박영민 대표였다. “창업동아리를 할 때 권 대표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튀는 의견이라며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저는 권 대표 의견에 공감하고 동조하는 편이었어요. 성격은 다르지만 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박영민)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동업으로 시작했잖아요? 사실 초기 스타트업은 자본, 인력 등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동업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빠른 판단을 해야 할 때도 다른 지식과 정보를 가진 두 사람이 함께하면 좀 더 안전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죠.” (권민수) 권 대표는 의견충돌이 있어도 감정적으로 치닫지는 않는다고 했다. 결론이 A나 B가 아니라 A-1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원활한 동업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도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함께이기 때문에 대표로서 가져야 하는 부담이 조금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처음 록야를 설립할 때만 해도 농식품 창업에 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었다. 업계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두 사람 모두 감자회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다 세밀한 시장 분석도 가능했다. 권민수?박영민 대표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함께하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였다고 말한다. 청년이 농업의 미래다, 더 젊은 농업을 위해 농업은 먹거리를 공급하는 필수 산업임에도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인구 감소와 빠른 고령화로 일부 농촌에서는 지역 소멸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홀대받았던 농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기존 농업에 신기술을 접목하거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록야처럼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농업 분야로 조금씩 유입되는 상황이다. 물론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물리적인 장벽보다 심리적인 장벽이 더 문제다. 농업은 시골 출신이나 퇴직 후 귀촌한 어른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권민수?박영민 대표도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면서 농사를 접한 도시 청년들이다.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청년들의 유입이 적은 듯합니다. 농업은 다른 산업보다 많이 낙후되어 있지만, 그만큼 가치를 창출할 기회도 많습니다. 정부의 지원도 많아 열정과 아이디어만으로도 성공이 가능한 분야죠. 농업에 많은 청년들이 뛰어들어 더 많은 성공 스토리가 탄생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영민) 록야는 더 많은 청년들과 스타트업이 농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그로어스(Grower’s)라는 모임을 조직해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청년은 또 다른 가능성이고, 이들이 늘어나야 농산업이 확대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록야는 기술 특허를 독점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꼬마감자 재배기술 특허도 공개할 생각입니다. 꼬마감자는 작은 시장이고 이것을 독점해봤자 사업을 키우기 어렵죠. 감자 시장을 함께 키울 사람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권민수) 록야는 기업이지만, 이윤을 최대 목표로 하지 않는다. 록야의 목표는 농업 유통 프로세스의 혁신이다. ‘농업에서도 이런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기술 특허 공개나 그로어스 모임 등이 록야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록야가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농지를 뒤덮을 때 젊고 새로운 농업이 올 것이다. 젊은 농업, 새로운 농업은 머지않은 곳에 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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