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나른한 봄 고로쇠물 활력을 마시자
 

칼슘·비타민 풍부 천연음료

새봄이 주는 건강수 고로쇠 수액.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수액은 한겨울을 지낸 고로쇠나무가 봄에 신진대사를 시작하며 내놓은 천연수다.

수액에는 당분과 칼슘·마그네슘 등이 일반 천연수보다 8~16배나 많이 들어 있고, 무기염류와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수로 최고의 천연 음료로 통한다. 일교차가 커지고 나무에 물이 오르는 요즘 고로쇠 수액 철을 맞았다. 입춘과 우수를 지나자 남쪽지방부터 고로쇠 수액 채취가 시작됐다. 고로쇠 수액이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액을 채취하는 농민들에게도 소득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봄철에 수액을 받아먹을 수 있는 ‘나무는 10여종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고로쇠 수액이 전체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봄 수액 하면 고로쇠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수액은 99%가 수분이기는 하나 자연상태의 물과는 다르다. 물은 화학식으로는 HO인데, 자연상태의 물은 결합 정도가 약한 HO인 데 비해, 고로쇠 수액은 HO끼리 단단하게 결합해 크기가 작다.

산림청 강하영 박사는 “결합구조가 작다는 점은 인체 흡수와 배출이 쉽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고로쇠 수액은 위와 장에 포만감을 주면서도 머무는 시간이 짧아 이뇨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몸에 안 좋은 독소와 노폐물의 배출을 돕는다”고 설명한다.

흔히 ‘물은 사람이 하루 한말(18ℓ)을 못 마시지만, 고로쇠 수액은 하루 한말을 마셔도 끄떡없다’는 이유다. 또 천연상태의 수액에는 당분이 녹아 있으며, 10여종의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미네랄 성분 중 칼슘·칼륨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다. 이 때문에 예부터 ‘골리수(骨利水)’라 하여 ‘뼈에 이로운 물’로 불리웠다.

고로쇠 수액은 나무의 신선한 자연 향에 단맛이 나 마시기에 부담이 없을 뿐 아니라 많이 마셔도 배탈이 나거나 부작용이 없다. 게다가 천연음료라 탈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당도는 2~3% 정도로 맛이 좋고, 당류 중 5탄당인 자당(sucrose)이 많이 함유돼 있으므로 혈당억제 효능이 뛰어나다.

간혹 봄철 고로쇠 수액을 빼내면 그만큼 나무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나무 전문가들은 “사람이 헌혈하는 것보다도 영향이 더 적다”고 입을 모은다. 과학자들이 수액을 채취한 나무와 채취하지 않은 나무를 대상으로 1년간 자란 가지의 길이를 조사해본 결과 전혀 관계가 없었다.

고로쇠 수액도 졸이면 캐나다산 ‘단풍나무 수액 시럽’ 못지않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캐나다의 경우 시럽이 발달한 이유가 수액을 마시는 문화가 없는 데다 꿀 생산이 적어 빵에 발라먹는 꿀이나 잼 대용으로 사용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투자에 비해 이득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이로운 점이 많음에도 수액의 장기 보관에는 어려움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4℃ 이하로 냉장보관하면 한달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최근 가족 단위로 마을을 찾아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체험 관광객이 늘고 있다. 또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해 택배로 가정에서 받아 장기간 마시며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 출처 : 농민신문('08.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