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남모르는 고민 거리 다한증·액취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7-26 조회수 6064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많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여름이 더욱 싫어질 것이다.

 

 땀으로 인한 몸 냄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많으며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거나 신체의 일부분에서 과다하게 흐르는 경우는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운동을 하거나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누구나 몸에 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의학에 ‘天寒衣薄則爲尿 天熱厚衣則爲汗(천한의박즉위뇨 천열후의즉위한)’란 말이 있는데 주위 기온이나 체온이 내려가면 인체의 소변량이 늘어나고 기온과 체온이 올라가면 인체에서 땀이 발생하는 현상을 설명한 글이다.

 

 이처럼 땀은 인체의 생리 기능을 담당하는 진액(津液)의 일부분으로 인체의 체온 조절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 사람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보통 600∼700㏄이나, 무더운 시기나 노동 및 과도한 운동을 할 때, 정신적 긴장이 있을 때는 증가한다.

 

 한의학에서는 땀과 땀이 흐르는 모양을 몸의 상태를 판단하는 진단 지표의 하나로 보고 있다.

 

 주로 활동할 때 많이 나는 자한(自汗)과 밤에 잘 때 많이 나는 도한(盜汗)이 있으며, 두한(頭汗)·심한(心汗)·수족한(手足汗)·음한(陰汗)·반신한(半身汗)등과 같이 부위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

 

 땀이 나는 원인에 따라 분류하면 주로 온열성·정서성·미각성 등으로 나뉘고, 부위에 따라서는 전신성·국소성으로 나뉜다.


지나치게 땀 빼는 것 삼가야


 온열성 발한이란 기온이 상승하거나 운동으로 체온이 오를 때 나타나는 땀이며, 정서성 발한이란 주위 환경이 바뀌거나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대중 앞에서 발표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긴장할 때 나타나는 땀을 말한다.

 

 미각성 발한은 음식을 먹을 때, 특히 매운 음식이나 더운 음식을 먹거나 보기만 해도 땀이 나는 경우이다.


 전신성으로 나는 땀은 주로 운동이나 일을 할 때 많이 볼 수 있으며, 국소적인 땀은 대부분 긴장성으로 얼굴·손바닥·발바닥·겨드랑이에서 주로 많이 볼 수 있고, 음식 먹을 때 얼굴에서 땀이 많이 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것을 몸 안의 진액이 모자라는 음허(陰虛) 증상이나 기가 약해지는 기허(氣虛) 증상과 같이 몸의 균형이 깨어지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땀과 건강 관계를 살펴보면, 땀을 흘린 후 몸이 가볍고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면 적절한 땀의 배출은 건강에 도움이 되고, 땀을 흘린 후 몸이 무거워지거나 불쾌한 기분을 느낀다면 땀을 강제적으로 흘리지 않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전자는 땀을 통해 신체의 불필요한 체액과 체열이 배출되는 것이며, 후자는 땀으로 음양 균형이 깨져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지나치게 땀을 빼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다한증이란 질환과 무관하게 전신 혹은 부분적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땀의 양이 많은 상태를 말한다.

 

 액취증은 암내라고도 하는데 겨드랑이에서 땀과 더불어 냄새가 나는 증상이며, 일반적인 암내만 호소하는 경우와 땀과 더불어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냄새가 심한 경우 주위 사람이 냄새 때문에 피하며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장·심포·간담 경락과 관련


 우리 몸에서 나는 땀은 땀샘을 통해 배출되며, 냄새를 일으키는 땀과 냄새를 일으키지 않는 땀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 몸의 땀샘에는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 두 가지가 있는데, 에크린 땀샘은 피부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주로 체온이 상승할 때 땀이 난다.

 아포크린 땀샘은 주로 겨드랑이나 음부 부위에 존재하며, 긴장성과 국소 부위의 체온 상승에 의해 땀이 나게 된다.

 

 이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 자체는 냄새가 없으나, 그 속의 지질·중성지방·지방산·콜레스테롤 등이 2∼3시간 지나는 동안 피부 표면에 있는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저급 지방산이 생기는 과정에서 지독한 냄새 혹은 체취가 나게 된다.

 한의학에서 겨드랑이 부위는 우리 몸의 체온 유지와 정신 작용을 주관하는 심장(心臟) 경락과 심포(心包) 경락이 지나는 부위이며, 또한 정신적 흥분과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간담(肝膽) 경락과도 관련이 있다.

 임상에서는 겨드랑이의 과도한 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나, 땀보다는 냄새 즉 액취증만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땀만 호소하는 경우는 심장 경락과 심포 경락의 가짜 열(허열)에 의한 증상이며, 땀과 더불어 냄새를 호소하는 경우는 심장 경락 및 심포 경락의 허열과 간담 경락의 습열(정체된 비생리 물질)이 같이 관련이 있다.

 

 냄새만 호소하는 경우는 간담 경락의 습열과 관련이 있다.

몸의 기혈 순환 순조롭게 해야


 

 다한증과 액취증 모두 우리 몸의 기혈 순환을 순조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액취증의 경우는 겨드랑이 부위를 청결히 해야 한다.

 

 우선 심리적인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주 산보나 휴식을 취하도록 하며, 우리 몸의 혈액 순환과 배설을 원활히 하기 위해 하루 30분 정도 빠른 속도의 보행 혹은 조깅을 하여 심폐 기능을 강화한다.

 정신적 흥분을 유발하는 카페인과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수의 섭취는 최대한 자제한다.

 

 자극적인 매운맛보다는 담백한 음식을 먹고, 동물성 음식보다는 식물성 음식을 먹는다. 찬 음식보다는 혈액 순환와 소화 작용에 도움이 되는 따뜻하거나 미지근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액취증의 경우는 자주 땀을 닦아내고 향수를 뿌려 암내를 감추거나 분을 발라 땀 분비를 줄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방편이다.

 

 양방의 경우는 대부분 국소적 도포제 혹은 수술 요법으로 치료를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약물과 침 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다한증과 액취증의 약물 치료는 심장의 열을 내리고 몸 안의 습담(濕痰)을 제거하며 폐 기능을 돕고 간담의 울화를 다스리는 약물과 땀의 양을 줄이는 약물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다한증과 액취증의 한방 요법은 땀의 양과 냄새를 줄이는 것이 주목적이며,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와 더불어 일상 생활에서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음식 습관도 고쳐나가야 한다.

 

글·정희재(경희의료원 한방 5내과 교수)

 

발췌 : 전원생활 200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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