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깨끗한 공기를 갈망하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이젠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담배와 자동차 매연 등 대기오염 물질. 건강을 해치는 이러한 물질로 폐가 서서히 망가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 가운데 대표적인 병이 ‘만성폐쇄성폐질환’이다. 우리나라 45세 이상 중·장년층 남성 10명 중 1명 이상(약 12％)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질환이 만성폐쇄성폐질환, 이른바 COPD다.

이 병은 폐기능이 크게 떨어져 평상시에도 숨쉬기가 어려워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도 탁한 숨소리가 들릴 정도다. 심한 경우에는 계단을 오른다거나 심지어 요리하는 경우 등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 병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일부에서는 천식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많아 치료시기를 놓친다는 것이다. 현재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특히 WHO(세계보건기구)는 2020년에 세계적으로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생 원인=사람이 숨을 쉬면 기도는 공기를 폐로 이동시켜준다. 이 기도는 나뭇가지처럼 폐로 갈수록 점점 작아지면서 그 끝에 마치 작은 풍선과 같은 공기주머니를 달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이 기도가 깨끗하고 개방돼 있으며, 공기주머니 역시 공기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오랜 기간 동안 담배를 피운 사람들은 기도 벽이 두꺼워지고 부어 있으며, 기도 주위에 작은 근육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 있다. 기도에 점액이 생겨 기침도 한다. 특히 작은 공기주머니는 비어 있지 않고 폐가 꽉 찬 느낌을 갖게 한다. 최근에는 요리용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연기나 집안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히터에서 나오는 연기로 가득 찬 집안에서 생활하거나 먼지가 아주 많은 곳에서 수년간 일해도 이 병에 걸린다.

◆증상=계속해서 숨쉬기가 어렵거나 기침이 나면 일단 이 병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숨쉬기가 매우 어려워지더라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수년간 기침이나 아주 작은 호흡곤란을 천식이라고 자가진단하고, 쉽게 넘어가며 병을 키우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대부분의 COPD 환자가 40세 이상이라는 점이다. 간혹 40세 이하의 환자도 있으나 극히 드물다.

COPD는 고무호스를 입에 물고 힘껏 숨을 내쉬는 폐활량측정법이라고 하는 간단한 호흡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이 방법은 통증이 없으며, 폐활량계라는 기계에 연결되어 있는 고무튜브로 힘차게 숨을 내쉬기만 하면 된다. 이런 방법을 통해 경미한 상태, 중한 상태, 아주 심한 경우 등 3단계로 분류한다. 경미한 COPD는 기침할 때 가래가 나오기도 하며 힘들게 일하거나 걸음을 빨리 걸을 때 조금 숨이 차는 느낌을 갖는다. 중증도의 COPD는 기침을 더 많이 하고 가래가 나오며 힘든 일이나 빨리 걸을 때 종종 숨이 차며, 간단한 집안일도 하기 힘들다. 감기나 폐렴에 걸렸다가 회복하는 데 몇주가 걸리기도 한다. 아주 심한 중증의 COPD는 기침이 많고 가래가 나온다. 하루 종일 숨이 차고,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우며, 계단을 오르거나 집안에서 왔다갔다하는 것도 힘들고 쉽게 피곤해진다.

◆치료=가장 먼저 담배를 끊어야 한다. 다음에 담당 의사의 지시에 의해서 흡입제나 알약·물약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특히 의사가 흡입형 치료기의 사용을 권했을 경우에는 흡입기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가끔 영화 속에서 천식환자인 어린이가 ㄴ자로 생긴 흡입기를 입에 대고 숨을 들이마시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흡입기가 바로 이런 모습이다. 흡입기는 우선 뚜껑을 열고 흡입기를 흔든 다음 서거나 똑바로 앉아 숨을 내쉬고, 흡입기를 입 안에 넣거나 입 바로 앞에 놓고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하면서 흡입기 윗부분을 누르고 계속해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면 된다. 이후 약 10초 동안 숨을 참은 다음 내쉬고 의사가 이런 방법을 반복해서 하라는 지시를 했다면 똑같은 방법을 다시 하면 된다.

◆예방=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항상 집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특히 숨쉬는 것을 힘들게 하는 연기와 같은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집안에 페인트 칠을 하거나 살충제 등을 뿌려야 할 경우에는 다른 장소로 피신해 있어야 한다. 연기나 독한 냄새가 밖으로 쉽게 배출할 수 있도록 열린 문이나 창문 근처에서 요리를 하도록 하며, 바깥에 공해나 먼지가 많은 경우에는 창문을 닫고 며칠 동안 집안에 있는 것이 좋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호흡하는 데 필요한 근육을 강화해줄 수 있는 호흡운동을 배워야 한다. 

●식사요령

▲숨이 차면 식사는 천천히 한다.

▲식사할 때 말을 줄인다.

▲쉽게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면 적은 양을 자주 먹는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몸무게를 줄인다. 과체중은 숨쉬고 회복되는 것을 힘들게 한다.

▲체중이 적게 나가면 몸무게를 늘리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음식이나 음료를 추가로 섭취하도록 한다.

●위급한 경우

▲말하는 것이 힘들다.

▲걷는 것이 힘들다.

▲입술이나 손톱이 회색 또는 파란색으로 변한다.

▲심박동이나 맥박이 아주 빠르거나 불규칙하다.

▲복용하는 약물의 효과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거나 약물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호흡이 여전히 빠르고 힘들다.

 
 
                                                                                            - 출처 : 농민신문('06.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