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작황부진으로 자몽 수입량 급증
“자몽, 오렌지 빈자리 넘보지 마”
오렌지 수입 감소 여파로 자몽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몽 수입량은 올 상반기에만 3,551t에 달해 지난해 전체 수입량인 2,250t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입량 1,120t에 비해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예년에 찾아보기 힘든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연말에는 자몽 수입량이 7,000t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자몽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 판매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최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자몽 도매가격은 18㎏ 한상자당 2만3,000~2만5,000원대로, 지난해 3만2,000~3만3,000원에 비해 30%가량 하락했다.
이처럼 자몽 수입이 급증한 것은 미국 등 오렌지 주 생산국의 작황 부진으로 오렌지 수입이 감소하자 수입업자들이 오렌지 대신 자몽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오렌지 수입량은 6만4,35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1,827t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수입업체와 대형마트들이 대대적인 시식행사와 할인행사 등을 통해 국내시장 공세를 강화한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된다.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들이 시식행사와 함께 자몽을 1개당 1,000원 안팎의 ‘싼값’에 판매하고 있는 데다 ‘고당도 자몽’ 등 차별화된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어 국내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과일 수입업체 관계자는 “올 들어 시장규모가 커진 것은 국내 소비 패턴의 변화 때문이라기보다는 수입 증가 때문에 소비가 늘어난 경우”라며 “내년에 오렌지 수입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면 자몽 수입량도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출처 : 농민신문('07.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