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10월 낙지 안 잡수면 10리 못 가 힘 빠져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10-20 조회수 4791
"이게 '중낙'이에요.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낙지는 3~4월에 가장 크지만, 맛은 지금이 가장 좋아요. 중낙을 넣은 '연포탕'이 최고 맛있어요." 서울 여의도 전라도 음식점 '대방골' 사장 박정아(53)씨가 이날 오전 전남 무안에서 고속버스 타고 상경(上京)했다는 '뻘낙지'를 집어올렸다. 다리 길이가 한 뼘(약 30㎝) 조금 넘는다. 크기가 중간쯤 된다고 해서 '중낙'이다.

▲ 대방골 연포탕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낙지는 5~6월이 산란기다. 알을 낳고 힘 빠진 낙지는 맛도 영양도 떨어진다. 서서히 '정신 차린' 낙지는 가을, 그러니까 10월 이맘때 맛이 들기 시작한다. 같은 시기, 5~6월 알에서 깬 어린 낙지들도 웬만큼 몸집이 붇는다. 식도락가들이 군침 흘리는 '세발낙지'가 요놈들이다.

박 사장은 "국내산 낙지, 그 중에서도 무안 낙지만이 이 '질(색깔)'이 난다"고 했다. 박 사장은 주방에서 커다란 알루미늄 사발을 가지고 나왔다. 박 사장은 "반찬으로 내는 낙지볶음에 쓰는 중국산 낙지"라고 했다.

중국산은 다리 굵기나 몸집이 무안산의 두 배쯤 됐다. 무안산 낙지는 뻘과 비슷한 회색인 반면, 중국산은 붉은빛이 확연했다. 가장 큰 차이는 생명력이었다. 무안산은 쉴 새 없이 꿈틀댔다. 중국산은 장거리 여행에 피곤이 쌓였는지 몸놀림이 둔하고 느렸다.

박 사장은 "맛 차이도 확연하다"면서 무안산과 중국산 낙지를 잘게 잘라 참기름에 버무렸다. 접시에 철썩 달라붙은 무안 뻘낙지는 떼어내기 버거웠다. '가을낙지 먹으려면 쇠젓가락이 휜다'는 얘기가 빈말이 아니었다.

완강히 저항하던 무안산 뻘낙지는 입에 들어가면 확 달라진다. 부드럽고 씹을수록 감칠맛이 배 나온다. 중국산은 무안산과 비교하면 질기고 심심하다. 씹으면 약간 비린내가 난다. 하지만 이렇게 둘을 놓고 비교하면서 먹으니 그렇지, 그냥 먹으면 누가 이 차이를 알까 싶다. "서울에서 파는 낙지의 98%는 중국산이라고 보면 돼요."

낙지를 먹는 방법은 여럿이다. 흔히 매운 볶음으로 즐기지만, 비싼 국산 낙지를 제대로 맛보려면 양념을 가능한 한 적게 하는 편이 낫다. 세발낙지라면 날로 먹는다. 하지만 맛을 아는 사람은 "세발낙지가 부드럽기는 하나 맛이 옅다"면서 중낙 이상을 찾는다. 제대로 맛이 든 가을낙지라면 연포탕이 최고다. 조개, 다시마, 멸치, 가츠오부시 등 재료는 집집마다 다르지만, 맑고 시원하게 국물을 뽑는다는 점은 어디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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