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건강은 유행(fashion)이 아니라 트랜드(trend)

Paul Zane Pilzer가 쓴‘The Wellness Revolution’ 이라는 책에서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건 강산업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이미 연 매출 2천억 달러 규모의 건강산업은 바야흐로 폭발적인 성장 직전에 놓여 있으며 이는 인간 게놈 지도 완성과 같은 최근의 생 명과학분야의 발전 덕에 보다 건강하게 더 오랫동안 삶을 누리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해 건강제품과 건강서비스에 대한 소비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앞으로는 소극적인 개념의 건강이아닌, 즉 사후 대응적이고 증상치료에 급급한 의학적 건강문제가 아니라, 사전 예방적 의미의 컨셉이 강조되면서 건강산업에 대한 투자야말로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을 말하고 있다.

한편으론 오늘날 건강에 대한 혁신적인 뉴스들이 매 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TV방송에서 다루어 한창 국민들을 떠들썩하게 했던‘잘 먹고 잘 사는 법’덕택에 동네마다 슈퍼마켓에서 유기농 채소를 구입하려는 주부들로 붐비고 급기야 유기농산물이 없어서 못 파는 사태까지 벌어졌었다.

또 최근에는‘노화’, ‘장수’, 또는‘100세로 가는 길’등과 같이 신문과 TV 등 언론매체의 계속된 기획 특집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런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강력하다는 판단 하에 대기업들이 건강관련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활발하게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건강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은 오늘 섭취하는 음식이 내일 나의 몸에 어떤 영향을 줄 것 인가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무엇을 먹는 것이 나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를 인식하고 있다.

이런 건강관련 관심의 증대라는 시대적인 환경은 새로운 식탁의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생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제 생식=건강식 이라는 인식이 더욱 생식 산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2. 생식 vs 생식제품

1) 생식
생식의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는‘열을 가하지 않은 식품’이라고 규정짓고 있다. 생식의 유래는 굳이 거슬러 올라가면 불을 발견하기 이전에는 모든 음식을 생식으로 먹었겠지만, 불이 발견되고 음식을 익혀먹기 시작한 이후로도 현대에 이르기까지 생식을 고집하고 생식을 식생활의 일부로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기인된다.

오늘날에도 주로 산사에서 수행을 목적으로 스님들이 생식을 즐기고 있는데 생식의 형태는 개별적으로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현재 시판되는 생식의 원료구성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솔잎가루와 콩가루를 주로 하여 몇가지 곡물을 추가한 형태의 소박한 생식형태를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또 생식을 하는 사람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경주의‘시루미기생식마을’사람들은 일체 모든 음식에 열을 가하지 않고 약 40.50여명이 30년 이상을 3끼 모두 생식을 먹으며 생활하고 있다.

현미낟알 그대로를 섭취하고 여기에 직접 산과 들에서 가꾼 채소와 약초들을 생으로 섭취하며, 겨울철에는 채소를 건조시켜 두었다가 섭취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가정에서 또는 산에서 특정 종교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입에서 전해져 온 생식이 제품화되면서 보다 본격화된 것이 현재 생식식품산업의 시작이다.

모든 재료를 생으로 통째로 먹던 방법을 보다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고 산업화 가능한 품목으로 만든 것이다.

모든 재료를 생으로 그냥 먹는 일에 대한 번거로움과 맛 등의 기호성이 떨어지는것을 보완하고 한편으로는 생식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바쁜 현대인의 구미에 맞는 간편한 제품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2) 생식제품
시판되는 생식제품은 원래 생식이 지니는 의미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산업화를 위해 고려 되어야 할 요소들을 접목시켜 나온 식품이다. 대중성을 위한 맛, 유통을 위한 저장성과 간편성, 그리고 안전성 등의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즉, 열을 가하지 않아 식품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의 파괴나 변형이 없다는 생식의 영양학적 장점은 살리고 자연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의 보존을위해 최소한의 가공과정인 저온건조과정을 이용하게됨으로써 맛, 색, 향, 영양소 등의 파괴를 최소화하고있다.

또한 수분함량 8% 이하 정도의 분말형태 이므로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보존하며 유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일일이 생식원료들을 구입하여 씻어서 건조시키는 번거로움 대신 생식제품을 통해 간편하게 한 포를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제품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더구나 가공식품과 육류위주의 식생활습관에 대한 대안으로 자연친화적인 농산물을 이용하여 채식을 할 수 있다는점이 건강지향적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게 된 것이다.
또한 입맛이 없거나, 과로에 의해 늦잠을 자느라 시간이 없어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직장인들에게는 아침식사를 대신할 수 있으므로 더욱 빠르게 생식제품이 전 국민에게 이용될 수 있게 되었다.

3. 생식과 건강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잡곡밥과 채소류, 해조류, 버섯류가 골고루 들어간 반찬을 먹듯이 생식제품도 다양한 식품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생식은 말 그대로 가열을 최소화한 식품으로서 영양학적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식품을 삶거나 데치거나 기타 여러 방법으로 조리가열하면 식품원래의 영양소나 성분들이 감소되거나 변형될 수 있다.

특히 열에 약한 비타민류는 가열조리과정에서 파괴될 수 있어서 그 손실이 가장 크다. 또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도 열에 의해 변성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생식을 하게 되면 식품이 지닌 영양소를 가급적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고열처리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 아크릴아마이드와 전이지방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생
식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또한 생식은 다양한 식물성 소재들로 구성되고 있어 식물성 식품의 생리기능물질인 파이토뉴트리언트 (phytonutrient)가 되는 각종 색소, 맛과 향을 내는 물질등을 섭취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생식제품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현미를 비롯한 잡곡류이므로 도정하지 않은 통곡식 그대로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채소나 버섯류와 함께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노화와 관련된 보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소식’의 이론이다. 소식을 거론하기 시작했던 연구초기에는 일반 영양학적인 칼로리 개념의 기준에 의거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었으나 계속적인 연구성과에 의해 이제 소식의 실천이 건강, 장수의 지름길로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생식을 통해 소식을 실천하게 하는 것도 동일하게 건강에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편 시판 생식을 이용한 생식의 유용성 실험 결과에 따르면 지방간을 보유한 성인남성에 있어서 생식섭취가 간기능 개선 및 성인병 발생위험요인 감소에 있어 좋은 효과가 있음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영양학회 추계학술대회, 2000년). 이 논문에 따르면 생식복용에 따라서 간기능지표가 되는 GOT, GPT, ALP, γ-GTP가 유의적으로 감소하였고 체중 및 체지방량에 있어 감소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혈압 및 혈청지질과 혈당에 있어서도 좋은 감소효과를 보이고 있어 생식복용에따른 건강개선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논문에 따르면 비만여성을 대상으로 생식섭취에 의한 비만도 개선효과를 조사하였는데(한국영양 학회 춘계학술대회, 2000년) 체지방율, 피하지방두께가 유의적으로 감소하였으며 특히 복부 피하지방도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이밖에도 생식섭취 유무에 따른 식행동, 영양상태, 건강상태의 차이에 관한 연구, 생식을 통한 운동 전후의 순환기능과 혈액성분의 변화등 다양한 논문들을 통해 생식의 유용성에 대해 검증해 나가고 있으나 생식에 대한 보다 메커니즘적인 그 유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비하다.

생식을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정립하기 위해서, 그리고 현재의 시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생식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가 산업체와 학계의 힘을 모아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4. 생식 국내시장 동향

초기 생식시장 도입기에는 만성질환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알려지다가 1997년 이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생식제품이 크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무점포 방문판매라는 유통구조를 갖고 무려 80.90여개 생식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시장에 진입하였다. 점차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약 700억원 정도의 생식시장을 형성하였고 2000년도 이후 현재까지는 여러 대기업이 생식시장에 가세하면서 유통조직도 다각화되어 매장판매, 방문판매, 편의점, 홈쇼핑, 할인마트, 인터넷 쇼핑몰, 약국체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식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2000년 약 800.900억원 하던 생식시장이 2001년도에 1400.1500억원으로 40.60%의 성장율을 보였다. 이 같은 시장상황이라면 2005년도에는 약 3천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는 약 2000억원대의 알로에 시장과 맞먹는 규모로 생식시장이 거대 식품시장의 한 축으로 형성되고 있다.

5. 글로벌식품 브랜드, 생식
생식이 김치나 인삼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브랜드로 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식수출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주로 해외 교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생식은 이제 외국인들을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중국 등 약 10여개국에 생식을 수출하고 있으며 2001년 약 290만달러, 2002년도 약 77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보이고 있어 생식은 수출역군으로서의 뛰어난 상품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6. 생식시장에 대한 기대효과 및 전망

육류와 정제곡류의 섭취 과다, 인스턴트식품 및 패스트푸드의 섭취가 각종 질병과 암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아니며, 새로운 식생활 패턴으로 삶을 변화시켜 나가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아크릴아마이드 나 전이지방(trans fats) 등이 함유된 패스트푸드나 시리얼 등에 대한 연구발표는 식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고 있다.

유기농산물의 생산 증가, 채식주의자들의 활발한 모임,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 등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은 보다 간편하면서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를 더욱 증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생식은 친환경농산물 원료들을 중심으로 식탁에 자연의 푸르름과 건강을 불어 넣어 줄 수 있으며, 더구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생식은 그래서 가히 식탁의 푸른 혁명이라고 일컬을만하다.

또한 생식의 원료로서 국내산 친환경농산물들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남에 따라 농민의 친환경농산물 인증농가의 수익이 증대되는 경제적가치, 수출증대, 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 등과 더불어 기름지고 건강한 땅이 보다 확산되므로 생식은 인간에게 뿐만 아니라 땅과 자연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까지 볼 수 있게 된다.

생식제품이 산업화된 역사가 짧아 아직 이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 국제화를 위한 규격화 등이 부족하다. 앞으로 생식을 건강한 식사문화로서 정착시키고 세계 속의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자리잡도록 하기위해서 생식의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규격에 맞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출처: 2003년 3월 국민영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