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에 대한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적립식 펀드 가입자가 이미 12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계좌 수 50만 개를 넘어선 히트 상품인 미래에셋증권의 '적립형 3억 만들기 펀드'에만 한 달 사이에 하루 7000명이 새로 가입하기도 해 펀드 붐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들어 은행들이 앞 다투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그렇다 해도 예금 금리는 연 3.5% 안팎. 이자에서 세금을 떼고 나면 2% 선이고 그나마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 특히 요즘은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투자자들도 은행에서 돈을 빼내 펀드로 갈아탈지를 고민하고 있다.

펀드 가입, 늦은 건 아닐까?

지난해 펀드 상품들의 평균 수익률은 7~8% 선. 공격적 성향의 일부 주식형 상품은 '대박' 수익을 내 쏠쏠한 재미를 본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주가지수가 1000에 육박하는 등 상한선에 대한 기대치가 줄어들면서 예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펀드 가입은 늦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한다 해도 펀드의 매력은 여전하다. 특히 요즘처럼 저금리 시대에 돈을 은행에만 맡겨두기에는 이자가 너무 적고, 부동산 투자 또한 불안한 감이 있다. 이럴 때는 직접 투자보다 원금 보장을 최대로 받는 간접 투자 상품을 이용하는 게 좋은데, 정기적금처럼 매달 돈을 넣고 그 돈을 맡은 자산운용회사가 주식이나 채권에 분산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적립식 펀드가 바로 해당 상품. 보통 월 10만원 이상을 불입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5만원 이하로 낮아진 상품도 나와 큰 부담 없이 적립식 펀드 시류에 편승할 수 있게 됐다.

내 몸에 꼭 맞는 투자 상품 고르기

상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부분은 자신이 어떤 성향의 투자자인가 하는 점. 손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주식 편입 비율이 70% 이상인 주식형 펀드(성장형)에 가입하는 게 좋고, 가능한 한 원금 보장을 받고 싶은 안정적인 투자자는 주식 편입 비율이 낮은 채권 혼합형 펀드(안정형)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안정형과 공격형의 중간 성격의 투자자에게는 두 가지를 결합한 주식형 일반 안정성장형 펀드를 선택하거나, 안정형과 성장형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권한다.

연령대별로 특성에 맞는 적합한 투자 상품을 고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증권의 '30대ㆍ40대ㆍ50대 펀드'. 라이프사이클별로 투자 성향과 목적이 다른 고객에게 각자의 필요에 따른 자금 마련기회를 주는 차별화된 상품이다.

20~30대 초     결혼자금과 주택자금 등 종잣돈 마련에 포인트를 맞춰야 한다. 또 직장 생활로 바쁠 시기이니 비교적 신경을 덜 쓰는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주식이나 채권 펀드에 매달 일정 금액을 불입하는 적립식 펀드와 연말 정산 때 적립금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는 등 세금 혜택이 많은 장기 주택 마련 펀드도 유리한 상품. 여유가 있는 금액에 한해서는 성장형 펀드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도 괜찮다.

30~40대     종잣돈으로 목돈을 만들어 자녀 교육비와 경제적 발판 마련 및 노후 대비에도 신경 써야할 나이. 비과세 상품과 세금 우대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 원금의 10% 이내만 주식에 투자해 안정성이 높은 연금신탁 주식형도 인기 상품이다. 부모가 자녀 이름으로 가입해주는 어린이 전용 상품도 있다. 현대증권의 '사과나무 통장'이 그 예로 각 단계별 입학 시점에 따라 최대 6회까지 교육비가 지급된다. 또한 일정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해 수익을 고정하는 전환형 펀드, 펀드 자산의 30~60%를 주식에 투자하는 안정성장형 펀드도 권할 만하다.

50대 이상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시기일 뿐만 아니라 자녀 결혼자금, 본격적인 노후 대비를 해야 할 시기. 따라서 절대적으로 안정성이 필요하다. 주식 투자 비율이 30% 이하로 안정적인 안정주식형 펀드,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기계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시스템 펀드 등이 적합하다.

Tip   꼭 맞는 상품을 고르기 위해 전문가들은 펀드 경험이 많고 다양한 상품을 갖춘 증권사나 은행에서 상담을 받고, 이전 실적까지 따져서 믿을 만한 운용사의 상품을 고르라고 충고한다. 여러 번 발품을 팔 여유가 없다면 펀드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주는 펀드닥터(funddoctor.co.kr)에서 펀드에 대한 기본 정보와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현황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TOP 펀드'와 'TOP 운용사' 코너에서는 실적이 좋은 펀드 상품과 운용사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자신의 투자 성향을 알아보고 원하는 상품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안정성에 수익성까지, '틈새펀드'를 노려라

펀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주가 급등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틈새 펀드'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안정성을 기본으로 수익성까지 추구하는 것이 특징. 뿐만 아니라 보험 서비스, 자산관리 컨설팅, 펜션클럽 회원권 제공 등 다양한 부가 혜택까지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투자형     국내 주가 급등으로 주식형 펀드 가입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을 겨냥해 해외 펀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주식에 투자하는 '아시아퍼시픽 배당주식투자신탁 1호'와 '아시아퍼시픽 스타주식 투자신탁 1호'가 대표적인 예. 각각 고배당 주식 투자를 종한 안정적인 자산 증식과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해 고수익 추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대우증권의 '친디아 혼합형 펀드'는 자산의 30%를 중국과 인도 주식 시장에 투자하고 나머지 70%를 국내 채권에 투자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추구한다.

경매 펀드형     부동산 경매 펀드는 법원의 경매나 공매 참여를 통해 부동산 실물에 투자하는 것으로 부동산에 펀드식 투자를 결합시킨 상품이다. 현대증권의 '현대경매부동산투자회사 2호'가 대표적 상품.

펀드 부가 서비스     동원증권의 적립식 펀드 '동원 보보스'는 만기 전에 펀드 가입자가 사고를 당해 사망 또는 장애가 발생하면 만기 잔여 적립금과 그동안의 손실 금액까지 보험으로 보장하며, 굿모닝신한증권은 상해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부자 적립식 펀드'에 자산 관리 서비스를 추가한 '알부자 적립형 랩'  상품을 판매중이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의 '마이 랩 목돈 마련형 상품'과 '마이 드림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최고 50% 할인되면서 연중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펜션클럽 회원권을 제공한다.

출처 : 여성중앙 2005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