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오르면서 무더위가 걱정이다. 여름철엔 땀이 많이 나 체력 소모도 많고 식욕도 떨어져 보양식을 찾게 된다. 보양식 하면 삼계탕·보신탕 등이 떠오른다. 언뜻 생각하면 더울 땐 차가운 음식으로 열을 식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우리 조상들은 이런 음식을 더운 여름철에 먹었을까.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여름 더위 탈출법, 이열치열(以熱治熱). 이 방법이 정말 더위를 잡는 데 효과가 있는 걸까. 또 왜 몸보신용으로 개와 닭을 선택했을까.

여름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몸의 표면으로 열이 모여 상대적으로 몸속은 차가워진다. 몸의 양기가 피부로 나오기 때문에 몸의 내부는 차갑게 되는 것이다. 깊은 우물물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다.

여름철엔 몸이 계속 덥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꾸 차가운 것을 먹어 열을 식히려 한다. 하지만 실제 속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몸 표면의 열은 좀처럼 식지 않는다. 속이 차가워지면 소화기능과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이때 따뜻한 국물이나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땀이 배출돼 열이 식고 속은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생긴다.

여름철 보양식의 대명사는 삼계탕·보신탕·추어탕 등이다. 이 음식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 열이 부족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반면 열이 많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닭고기는 육질이 연하고 소화가 잘되며 단백질·콜라겐이 풍부하다. 여기에 속을 데워주는 인삼·대추 등을 함께 넣어 먹으면 이열치열의 효과가 더 높아진다.

한방에서 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허리와 무릎을 데워주며 기력을 증진시키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쇠고기·돼지고기 등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 함량은 높다. 또 우리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소화도 잘된다.

추어탕의 주재료로 쓰이는 미꾸라지는 단백질과 비타민A·D, 칼슘, 각종 무기질 등이 풍부한 고단백 식품이다. 추어탕은 소화가 잘돼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이 먹기에 좋다. 올여름, 냉해진 속을 뜨거운 음식으로 달래주고 무더위에 맞서 치열하게 한번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