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육식이냐 채식이냐? 균형부터 따져보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5-19 조회수 6063

육식이냐 채식이냐? 균형부터 따져보자!
 

●채식주의, 건강에 꼭 좋을까?


“저와 같은 병을 가진 사람은 무엇을 먹는 것이 좋습니까? 혹은 어떤 음식은 먹으면 안되나요?” “이제부터 채식만 하려고 하는데 괜찮겠지요?”

 

진료실에서 환자나 보호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 전통 때문인지 건강과 관련된 것 중에서도 특히 먹는 것을 많이 묻는다. 이렇게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좋은 태도다. 단지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식생활을 해야지 이런저런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으로 먹는 것을 조절해서는 안된다.

 

또 식사요법이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식사요법 이외에 특별한 것이 필요하지 않은 질환이 많다. 즉 감기·몸살·우울증·각종 암 등의 경우에는 무얼 먹어야 회복에 도움이 되는지,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나는 고혈압·당뇨병·심장병·고지혈증·비만·역류성 식도염 등 식사요법이 중요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먹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별적으로 먹는 것에 대한 교육을 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영양사로부터 전문적인 영양 상담을 받도록 권고하고 안내를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순전히 먹는 것만 조절해서 고혈압과 당뇨병을 완치하기도 한다. 이것을 비약물요법이라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방법이다. 물론 의사와 상의하고 건강 체크를 받으면서 실시해야 안전하다.

 

최근 환경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육식이 주는 폐해가 많이 알려지면서 육식은 도전을 받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되는 사람도 늘어나 나와 자주 식사를 할 정도로 친한 사람 중에서도 몇명의 채식주의자가 생겨났다. 나는 이들이 정갈한 정신과 생활 습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고기를 좋아하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을 정도로 나의 잡식주의가 도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채식으로 각종 질병을 치료했다는 경험이 방송을 타고 있고, 채식주의자도 많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채식 위주의 식단이 제공되는 프로그램이나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소수자를 배려하는 점에서도 그렇고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현상이 확산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다.

 

채식주의와 생식은 구분해야 하는데, 생식은 음식을 익히거나 열을 이용해 조리하지 않고 주어진 그대로 먹어서 조리과정에서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변형되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것이다. 많은 경우 채식주의와 함께 하기도 하지만 생식이 채식주의는 아니다.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배격하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인 베건은 영양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을 경우에 영양소 결핍으로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서 채식주의를 시작하는 초보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더구나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이런 식생활을 강요하는 것은 아동 학대에 해당될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을 일체 먹지 않을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단백질·철·칼슘·비타민 B·비타민 D·엽산 등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단백질은 뼈와 근육을 만드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물질이므로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소다. 단백질의 기본 구조를 이루는 아미노산 중에서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9종의 아미노산을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한다.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한 것을 완전 단백질이라고 하며, 우유·달걀·육류·어류 등이 대표적이다. 식물성 단백질은 불완전 단백질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식품을 섞어서 섭취하면 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B는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된장·간장·김치·식초·연근·김·새송이버섯 등에도 상당량 함유돼 있음이 밝혀져 채식주의가 더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채식주의에서 쉽게 부족할 수 있는 철분·칼슘·아연 등의 무기질이 부족하지 않도록 녹황색 채소나 칼슘 함유량이 높은 해조류를 자주 먹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동물성 지방 및 육류를 많이 먹으면 대장암·유방암 같은 암과 고혈압·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당뇨병·비만 등이 더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선은 불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좋지만 바다로 흘러가는 오염물질, 특히 환경호르몬을 같이 먹게 돼 유방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그렇다고 육식을 피하고 생선도 피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과도한 육식이나 편식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육식이나 생선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건강을 생각하면 적당한 육식과 생선을 먹는 것이 나쁠 리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 보건당국에서는 균형잡힌 식단으로 식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균형잡힌 식사란 탄수화물(밥·빵·고구마·감자·옥수수·과일 속의 과당 등) 60%, 단백질(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반반으로 하여) 20%, 지방(동물성 지방과 식물성 지방을 반반씩 섭취) 20%로 열을 내는 음식을 먹고 술은 안 마시거나 매일 마시되 조금 먹어야 한다.

 

채소는 푸른색· 빨간색·노란색 모두 매끼니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은 디저트로 먹되 사과 반개 이하 정도의 적당한 양을 먹어야 하며 과일도 많이 먹으면 혈당을 올리고 살을 찌게 한다. 일반적으로 보통 젊은 사람들의 식사에서 섬유소의 섭취를 늘리고 과일을 챙겨 먹고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는 채식 위주의 식생활은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엄격한 채식주의를 권하지는 않고 있다.

 

채식주의와 채식 위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과는 분명 구분해야 한다. 채식이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좋다는 보고는 대부분 완전한 채식주의자의 얘기가 아니다. 이런 연구에서 검토된 식단은 채식을 많이 하되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도 섭취하는 균형잡힌 식사다. 한국영양학회가 제정한 한국인의 식사지침 첫번째는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꼭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싶다면 유제품과 달걀까지 먹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싶다.
 
 


 
 
                                                                                                                   - 출처 : 농민신문('08.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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