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직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한 보다 정확한 통계 조사와 효율성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br>  <br>   최근 농림부가 내놓은 2002년도 농산물 직거래 통계와 관련 조사방법과 직거래에 대한 정확한 개념부터 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br>농림부는 이번 직거래규모 파악에 있어 정기,광역단체와 자매결연 직거래장터, 하나로마트와 금융점포 상설판매장, 종합유통센터와 파머스마켓, 대행식당 등 대량수요처를 중심으로 한 직거래의 유형별 거래량이 총 9조6000억원으로 전체 농산물의 유통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br><br>개념 모호...중간공급자 거쳐도 직거래로 파악<br>일부 업체, 정부 지원 받으려 실적 부풀리기도<br>품목별 거래유형 분석...정확한 실태조사 시급 <br><br>   이 규모는 광의의 개념에서 본 통계치로 분석되고 있지만 현 공영도매시장을 통해 유통되는 농산물이 전체의 50% 가량으로 추정해 볼 때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일본의 경우 순수 직거래 규모가 20% 내외에 머물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직거래 규모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국내 농산물 직거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br><br>   우선 농산물 직거래에 대한 정확한 개념부터 새롭게 정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발표되는 직거래는 마치 농산물이 생산자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되는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대형유통업체들의 경우 상당량의 농산물이 중간 공급자(벤더)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통계에서는 직거래로 파악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농산물구입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 일정 규모의 직거래 실적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순수한 의미의 직거래로 보기가 어렵다는 것.<br><br>   또한 농산물 중에서 농수축산물의 유통 특성상 중간 공급자가 참여하는 품목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직거래 통계는 판매처(장터, 유통업체 등)의 전체 판매물량을 근거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br><br>   (사)농정연구센터의 황수철 부소장은 "품목별로 거래유형을 나눠 분석한 후 전체 직거래에 대한 파악이 이뤄져 할 것"이라며 조사방법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창곤 연구위원도 "선진국에서도 직거래 규모가 높지 않은 것을 볼 때 외형적 통계보다는 직거래에 대한 개념부터 정확히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br><br>   가락시장의 한 경매사는 농산물종합유통센터의 농산물 직거래와 관련해 "정산과정에 있어 도매시장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분산력에 한계가 있어 대규모 생산자단체는 거래가 사실상 쉽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br><br>   실제로 직거래로 이뤄지는 장터 등 일부 판매방법에 있어서는 생산농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일반 장사꾼들이 참여해 오히려 유통마진을 높이거나 질서 흐리는 경도 있다는 게 유통인들이 지적이다. <br><br>   유통전문가들은 "농산물의 직거래는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유통마진 축소 등 유통개선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자칫 정상적인 유통단계를 왜곡시킬 수 있고 농산물의 유통질서를 흐릴 수 있는 우려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br><br>   한 전문가는 "이제는 모호한 직거래 통계보다는 농산물의 유통경로별 정확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 농민과 소비자들이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r><br>   한편 이와 관련 농림부 실무담당자는 "농산물 직거래로 참여 농민들의 수취값이 도매시장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품목과 유형별 조사는 현 유통과정상 쉽지 않지만 보다 정확한 통계파악을 위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br> <br> <br>-- 한국농어민신문 제1550호(03.3.6), 홍치선 기자  <br>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