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의 동서간 이상기후의 여파로 농산물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강원도와 경상북도 등 동해안 지역의 경우 일조량 부족, 강우량 증가, 저온 현상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로 인해 배추, 무 등 고랭지 채소는 냉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하고 고추 등에는 이미 탄저병 등 병충해를 입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강릉 등 강원도 감자 주산지에서는 일조량이 부족해 구가 작고 일부는 썩기까지 하는 등 작황이 저조하다. 과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북 지역에서 주출하되고 있는 복숭아, 사과 등은 낙과율이 높고 잎 색깔이 검게 변하는 엽소현상까지 발생해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출하가 시작된 배는 당도 하락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등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강원·경북지역 냉해에 작황 저조…상품성 하락
경기·충청지역 기형과 늘고 쉽게 물러 출하 감소

경북 사과농가 최만형 씨는 “날벼락을 맞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피해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며 “낙과된 사과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잎 색깔이 변하기도 해 당분간 수확 여부에 대해 고심할 정도로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서해안 지역은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경기도 인근과 충청도에서 출하되는 상추 등 엽채류는 크기가 커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물량이 많고 호박, 오이 등 과채류 등은 기형과의 비율이 높다는 게 출하자들의 설명이다. 

평택 시설채소농가 정병호 씨는 “영동지역은 날씨가 춥기까지 한다지만 여기는 너무 무더워 하우스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며 “날씨 때문에 수확을 하더라도 2~3시간 지나면 색이 바래거나 물러져 출하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배추, 무 등 동해안 지역에서 출하되는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다. 17일 가락시장에서 배추 10kg 상품 평균 가격은 6191원으로 전주 평균 5831원보다 6% 상승했고 지난해 이맘때 평균 4544원보다 36% 올랐다. 감자는 20kg 상품 평균 가격이 1만6933원으로 전주 평균 1만5586원보다 8%, 지난해 이맘때 평균 1만5738원보다 7% 상승했다. 그러나 복숭아는 4.5kg 상품 평균 가격이 1만382원으로 전주 평균 1만1026원보다 6% 하락했고 사과도 마찬가지로 15kg 상품 평균 가격은 2만7256원으로 전주 평균 2만8743원보다 5% 하락하는 등 당도 하락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과일값이 약세다. 경기, 충청, 전라지역은 그나마 밤기온이 낮기 때문에 생육이 활발해 동해안 지역보다는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게 유통인들의 의견이다. 

송영덕 구리청과 경매부장은 “동쪽과 서쪽 모두 다른 요인으로 피해가 있었지만 동해안 지역의 피해정도가 더 크다”며 “채소는 출하량 감소로, 과일은 당도 하락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쳤고 서쪽의 경우는 상품성이 하락하긴 했어도 생육 활발로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09.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