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대기물량 많아 회복 불투명, 농협 10%수준 19일부터 산지폐기… 판촉행사도

풋고추 가격이 8월 중순 이후 출하량이 늘면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더욱이 강원 인제·홍천 등 주산지 출하량은 8월 말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어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농협은 지난 19일부터 산지폐기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대형 유통업체 등을 통해 대대적인 소비촉진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24일 거래된 풋고추 10㎏ 상품 가격은 1만1,000원대였다. 예년 이맘때 가격인 2만3,000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다. 평균가격으로 계산하면 10㎏ 한상자가 8,000~9,000원으로 생산원가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8월 초만 하더라도 5만원 안팎의 고가를 형성하던 것이 불과 일주일여 만에 1만원 안팎으로 급락한 것이다. 〈청양〉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가격 폭락은 출하량 증가 때문이다. 저온현상과 집중호우로 생육이 좋지 않아 작기가 지연됐던 것이 8월 중순 들어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자 작황이 회복되면서 출하가 일시에 몰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8월 초 가락시장 반입량이 하루 200t을 넘기지 못했지만 8월15일 이후 300~350t이 출하되고 있다. 예년의 경우 가락시장 하루 반입량은 250t 안팎이다.

●한동안 등락 거듭할 듯

가격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산지폐기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출하대기 물량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폐기 영향으로 반입량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 대기물량이 일시에 쏟아져 나와 다시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부진으로 영업이 어려운 중도매인들이 구매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가격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손호길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차장은 “각급 학교 개학이 가까워진 만큼 이번주부터는 급식수요로 중도매인 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는데 현재 지난주와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개학 후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9월 첫주까지는 시세가 등락을 거듭하며 약세장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농협 산지폐기 계획

농협중앙회 원예인삼부는 최근 ‘풋고추 시설채소 약정물량 단계별 출하조절 실시’ 계획을 일선 농협 등에 시달하는 등 고추 가격 하락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농협은 특히 고추 상품기준 10㎏당 도매가격이 당분간 경영비와 출하비용을 합친 1만1,430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 19일부터 산지폐기에 들어갔다. 이번 산지폐기는 시설채소 약정출하사업에 의해 현 시점 이후 출하가 예정된 8,956t 가운데 10％ 수준인 896t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단, 농협은 농가 대표 등과 협의해 물량 감축에 의미가 없는 품위 저하 물량은 산지폐기에 포함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

서성덕 농협중앙회 원예인삼부 과장은 “고추 도매가격이 1만7,000원대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산지농협과 농가들이 스스로 품위가 낮은 고추의 시장출하도 억제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협유통센터 등서 판촉행사

대형 유통업체와의 특판행사를 통해 고추 소비촉진 및 가격지지 활동도 폭넓게 계획되고 있다. 농협은 수도권 소재 5개 농협 유통센터에서 8월27일을 전후해 일제히 고추 가격 할인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행사기간 중에는 판촉사원 운영을 지원하고, 시식행사와 전단배포 등도 함께 전개할 방침이다. 또 농협 도매사업분사에선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도 공동으로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이안철 농협 도매사업분사 대외마케팅부장은 “이마트의 경우8월27일부터 9월2일까지 고추 판촉행사를 진행키로 했다”면서 “롯데마트와 GS마트 등과도 고추 판촉행사에 대한 구체적 내용 등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 출처 :농민신문 (09.8.26)-